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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리스트
피아니스트의 탄생
ISBN 978-89-315-8951-1
저자 우라히사 도시히코
출간일 2020-06-29
역자 김소영
분량 292쪽
편집 1도
판형 128*188
정가 14,000원↓
판매가 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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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시대를 내다보던 대작곡가,

쇼팽의 피아노와 대등하게 겨룬 위대한 피아니스트,

지성으로 세상을 꿰뚫고 탁월한 감각으로 예술을 품었던

교육자, 성직자, 자선가, 세기적 스캔들의 주인공,

그리고 건반 위에서 스러진 한 인간 — 프란츠 리스트.

 

 

19세기 유럽을 제패한 최고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의 섬세한 초상

 

혁명의 시대 19세기, 유럽은 어째서 프란츠 리스트에게 열광했을까?

우리에게 프란츠 리스트란 이름은 현란한 멜로디를 구사하는 초절기교의 대가, 프레데릭 쇼팽의 라이벌, <사랑의 꿈 제3번>, <라 캄파넬라>의 작곡가, 혹은 당시 ‘리스토마니아’라 불리는 열성 팬들을 몰고 다닌 미남 피아니스트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 하지만 과연 그뿐일까? ‘리스트는 19세기 음악의 축도(縮圖)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프란츠 리스트는 19세기 문화 현상 전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프란츠 리스트의 초상을 통해 19세기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고 거기서 현대에 다다르는 한 줄기 선을 그리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19세기, 그리고 프란츠 리스트란 인물이 아직 지나간 과거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이자 최강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가 전설이 되기까지

 

“우리에게 신이 있나니!”(11살 소년 프란츠 리스트의 데뷔 콘서트 평 중에서)

일찍이 ‘피아노의 신’이라는 명성을 차지한 전설적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작곡가로서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던 프란츠 리스트는 특유의 초절기교로 당시 유럽 전역에서 순회 콘서트를 열며 음악계를 군림했다. 리스트의 팬들은 그가 벗어 던진 장갑을 앞다투어 잡으려 했고, 무대 위에 꽃다발 대신 보석을 던지기도 했으며, 심지어 어떤 도시에서는 그와 그의 자손을 왕족으로 섬기기 위해 나라까지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떠들썩한 소동, 스캔들로 화려하게 포장된 프란츠 리스트의 삶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청년 시절, 그는 당시 한창 발전 중이던 새로운 건반악기 피아노의 음악적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음악사에 새 지평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적 피아노 독주회(리사이틀)를 대중화시켰으며, 새로운 장르인 교향시를 창시하여 관현악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는 등 음악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다. 

또한 말년에는 평생의 라이벌이자 친우였던 쇼팽의 평전을 쓴 작가이기도 했으며, 음악적 후원자로서 베를리오즈, 쇼팽, 바그너, 그리그의 음악을 알리고, 열정적 교사로서 500명 이상의 후진을 기르는 한편, 만년에는 신부가 되어 대단히 진보적인 기법의 곡을 작곡하는 등 한 단어로 정의내리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매력을 지녔고, 그가 남긴 업적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그간 과소평가되었던 프란츠 리스트의 다양한 음악적 성취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역사-문화적 배경, 그가 사랑했던 인물들까지 두루 살펴보며, 비범한 인생을 살아 낸 예술가의 인생 속 빈칸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이 피아노를 사랑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프란츠 리스트 때문이다

 

1874년, 자인 비트겐슈타인 후작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프란츠 리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음악을 하면서 내가 던진 창이 미래라는 까마득한 하늘로 날아가기를 바랐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창이 매우 훌륭해서 땅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더 바랄 것 없습니다.”

피아니스트 리스트가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면, 작곡가 리스트는 마치 철학자처럼 ‘음악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탐구했다. 그가 남긴 작품들에 담긴 그의 예술 정신은 마치 유산처럼 후대에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로 인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피아노와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란츠 리스트, 그의 피아노와 음악에 대한 구도적 자세, 숭고한 열정은 음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까지 바꿔 놓을 것이다.

 


 

■ 책 속으로

 

체르니는 51세에 『내 생애의 추억Erinnerungen aus meinem Leben』이라는 자서전에서 리스트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 자서전은 둘의 만남부터 시작하여 소년 리스트가 실력을 연마하던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낸 귀중한 자료기도 하다. 아래 글은 자서전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어느 날 아침에 한 남자가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사내아이를 데리고 나를 찾아와 아이의 연주를 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아이는 창백하고 허약했다. 연주할 때는 손의 움직임에 이끌려 의자 위를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왔다 갔다 돌아다니기에 혹여나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을지 가슴을 졸였다. 그의 연주는 완전히 변칙적이며 부정확했다. 운지법도 엉망이어서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건반 위에 손을 내동댕이치는 듯했다. 그런데도 나는 하늘이 그에게 선사한 재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화성에 대한 지식 하나 없이도 천부적인 센스로 자신의 연주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_ 30쪽, ‘단 한 명의 스승, 체르니와의 첫 만남’ 중에서

 

리스트의 방대한 작품 중에는 다른 작곡가의 멜로디를 리스트 풍의 화려한 기교로 편곡한 ‘패러프레이즈’ 곡이 무수히 많다.

패러프레이즈란 원래 수사학 용어로 ‘유사한’, ‘의사적인’ 을 뜻하는 ‘패러para’와 ‘글, 말’ 또는 음악의 ‘악구’를 뜻하는 ‘프레이즈pharase’가 합쳐진 말이다. 본래의 글이나 한 절을 다른 말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다시 들어보면 이 패러프레이즈는 프랑스어 대화를 피아노로 치는 듯이 들린다. 마치 살롱에서 오페라나 회화나 문학에 대한 화제를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

_ 78쪽, ‘음악 이상의 도구, 대화술’ 중에서

 

그해 말,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스트는 르 봐이에 후작 부인의 살롱에서 당시 파리 사교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미녀, 마리 다구 백작 부인을 만났다.

마리에게 리스트는 ‘예술의 화신’이었다. 그녀는 리스트의 타고난 자질이나 재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예술적 소양을 지니고 있었다. 리스트는 그녀가 꿈에 그리던 로마 시대의 영웅처럼 비추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연애는 파리 사교계를 뒤흔드는 중요한 스캔들이 되었다.

_ 84~87쪽, ‘운명의 여인, 마리’ 중에서

 

리스트의 열광적인 팬들은 ‘리스토마니아lisztomania’라고 불리며 어마어마한 집단을 형성했다. 그 집단이 항상 여성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바란다. 그녀들은 집단 히스테리로 보일 만큼 몰려다니며 열광했다.

리스트의 연주를 듣고 기절한 여성들은 바로 이 부르주아 집단이었다. 이 모습이야말로 음악을 통해 쾌락을 추구하고 그것에 푹 빠진 ‘노예 청중’의 상징이자 19세기라는 시대를 대변하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여러 가지 단서들을 조합하여 추측해 보면, 이렇게까지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열광하게 된 배경에는 리스트라는 한 인물 때문만이 아니라 ‘우상’이 필요했던 당시의 시대적 맥락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_ 129쪽, ‘부르주아 여성들의 집단 히스테리, 리스토마니아’ 중에서

 

이전까지 피아노만으로 연주회를 연다는 발상은 그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했다. 그 유명한 쇼팽조차 평생 단 한 번도 솔로 콘서트를 연 적이 없다. 그 당시 콘서트는 공연 하나에 피아노도 있고 가곡도 있으며 실내악도 있는, 이른바 혼합형 콘서트였다.

리스트는 1839년 6월 4일 벨조이오소 대공비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이 고단한 음악적 독백의 발명을 나는 무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툼에 지쳐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짜지 못하고, 이어지는 연주회를 저 혼자서만 하기로 했습니다. 청중을 향해 마치 루이 14세가 된 마음으로 힘차게 “내가 바로 음악회다.”라고 외치려 합니다.’

_ 138쪽, ‘피아노의 독백, 리사이틀의 발명’ 중에서

 

리스트는 피아니스트로서 피아노를 정복하기를 바랐다. 유소년기부터 천부적인 센스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의 연주 기술 대부분은 오랫동안 피가 맺힐 정도로 수련한 결과 얻은 것이었다.

리스트는 젊은 시절 당시 유럽에서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킨 바이올린의 마술사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는 그의 훌륭한 초절기교에 감탄을 금치 못하여 ‘나는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겠어!’라고 외치며 미친 사람처럼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_ 155쪽, ‘피아노계의 파가니니’ 중에서

 

둘은 최고의 라이벌이었지만 경쟁 상대는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의 진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쇼팽의 연주를 파리에서 처음 들은 리스트는 피아노가 가진 시적 표현의 가능성을 알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쇼팽 또한 피아니스트 리스트에게 탄복했다. 1833년 6월 20일, 쇼팽이 자신의 벗 페르디난트 힐러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 리스트가 내 연습곡을 바로 옆에서 연주하고 있어. 내가 쓴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좋을지 그에게서 빼앗아 오고 싶네.’

_ 205쪽, ‘세기의 피아니스트 대결’ 중에서

 

‘살아 있는 모든 귀한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고, 세상을 떠난 모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평안히 잠들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예술이자 목적입니다.’

 

리스트는 1865년 4월 로마에서 삭발식을 하고, 같은 해 7월에 신품 성사를 거쳐 성직자가 되었다. 아직 살아 계셨던 그의 어머니는 그 소식을 듣고 ‘정신적인 자살’이라며 한탄했다고 한다.

리스트는 왜 성직자의 길을 걷고자 했을까?

그것은 그의 예술에서도 필연적인 일이었다. 음악이 종교나 다름없던 그에게 예술적 세계관이나 예술에 대한 헌신 역시 모두 종교적 정신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_ 259~260쪽, ‘리스트, 성직자가 되다’ 중에서

목차
prologue 19세기 음악의 위대한 영혼, 프란츠 리스트 

 

제1장 신동의 신화

1811년, ‘대혜성’의 징조

그 거리의 이름은 리스트 슈트라세

단 한 명의 스승, 체르니와의 첫 만남

우리에게 신이 있나니

잿빛 도시, 파리에서 품은 피아노의 꿈

이류 피아니스트라는 낙인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진 비극의 시작

영원한 첫사랑의 이름

프란츠 리스트는 아직 죽지 않았다

혁명의 신호탄

 

제2장 음악가의 트레이드마크, 스캔들

살롱이라는 무대

여성들의 소우주, 살롱

오페라 극장과 이탈리아 극장

극장으로서의 살롱

예술 재단으로서의 살롱

사교계의 입장권이 된 스캔들

무대 위의 아우라

음악 이상의 도구, 대화술

 

제3장 순례의 해

운명의 여인, 마리

귀족의 미니 연애 강좌

파국으로 치닫은 여로

<향수>와 잃어버린 고향

사랑의 구가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낭만적’이었던 사랑

 

제4장 귀족과 부르주아의 세계

여자들은 왜 쓰러졌을까

엘레강스 vs. 시크

부활한 엘레강스

파멸의 미학, 드미 몽드

짧은 비련의 사랑

부르주아의 전당, 오페라 극장

노예 청중의 탄생

부르주아 여성들의 집단 히스테리, 리스토마니아

 

제5장 피아니스트의 탄생

피아노 아래 세상에 손길을 내밀다

피아노의 독백, 리사이틀의 발명

피아니스트의 탄생

미래의 피아니스트

베토벤의 난곡이 소리를 얻기까지

피아노계의 파가니니

초절기교의 비법

‘신동 비즈니스’의 막이 열리다

 

제6장 그랜드 피아노는 왜 커졌는가

백건과 흑건

멀고도 험난한 건반 소재 고르기

상아와 제국주의

19세기 꿈의 상자, 피아노

메디치 가문과 피아노의 엇갈린 운명

리스트의 연주를 완성한 악기 장인

‘피아노의 여왕’ 에라르

시대를 연주한 악기, 피아노

 

제7장 쇼팽 vs. 리스트

서유럽 vs. 동유럽

세기의 피아니스트 대결

국가산업과 예술가의 일그러진 관계

쇼팽과 리스트의 청춘 시대

세상을 떠난 벗에게 보내는 오마주

위대한 두 영혼

폴란드의 노래

 

제8장 제자와 후계자들

소리 나지 않는 피아노

바이마르의 궁정 악장이 되다

음악을 음악으로서 만드는 정취

바그너의 영원한 수호자, 리스트

바그너 제국의 본줄기, 코지마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은 리스트의 제자

북유럽에서 온 숭배자

 

제9장 알려지지 않은 말년의 초상

또 다른 운명의 여성

리스트, 성직자가 되다

실패한 천재의 고독

세 집 생활

살아 있는 전설

바이로이트에서 죽음을 맞이하다

미래를 향해 던진 창

 

epilogue 두 권의 책

Life of Franz Liszt 프란츠 리스트의 생애

주요 참고문헌

 



저자

■ 지은이

우라히사 도시히코浦久俊彦

1961년 출생. 음악 프로듀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세에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에서 음악학, 철학 등을 공부했다. 파리를 거점으로 작곡, 음악 연구 활동을 하다가 2007년에 미쓰이스미토모 해상 시라카와 홀의 임원 겸 디렉터로 취임했다. 일반재단법인 유럽-일본예술재단Euro-Japan Foundation of Arts의 대표이사, 다이칸야마 미래음악학교 교장, 살라만카 홀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138억 년의 음악사138億年の音楽史』, 『악마라 불린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悪魔と呼ばれたヴァイオリニスト―パガニーニ伝』등의 저서를 통해 대중에게 음악의 깊이를 알리는 활동에도 활발하게 임하고 있다.

 

■ 옮긴이

김소영

다양한 일본 서적을 우리나라 독자에게 전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더 많은 책을 소개하고자 힘쓰고 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에서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처음으로 시작하는 천체관측』, 『재밌어서 밤새 읽는 유전자 이야기』, 『컨디션만 관리했을 뿐인데』, 『슬기로운 수학 생활』, 『심리학 용어 도감』, 『논리 머리 만들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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